글적글적/일상

긴박했던 출산당일, 이대서울병원 응급 제왕절개 출산후기

Ok Man 2020. 10.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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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일이 3일이나 지나고

유도분만 예정당일 

 

이날 아침에 마침 화장실에서 이슬이 비쳤다. 

어쩌면 오늘 유도분만이 아닌 자연분만이 가능한건가? 생각했는데..

정말 예상대로 급작스럽게 출산시작이 시작되었다. 

 

두둥.

 

 

이대서울병원 분만대기실에서 출산 대기중

 

입원은 8시.

유도분만은 2박3일까지도 갈수 있다며 .. 신호가 오면 문자 주겠다고 남편 출근을 보냈다.

그리고 계속 아이의 심박수체크를 하며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의 유도분만 베드에 누워있는데 계속 하열이 나왔다. 

다른사람들은 양수가 터진다던데..

왜 나는 양수는 안터지고 하혈만 나올까 

"이슬이 좀 많은거고 괜찮아요"

간호사, 의사선생님은 당연한 듯 얘기했다. 

 

"촉진제를 맞으면 아기 심박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보고 촉진제 투여할께요" 

 

아기의 기본 심박수에서 가끔씩 떨어지기도 했어서인지 12시~1시 정도 촉진제 투여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작된 아랫배 통증. 마치 묵직한 변이 나올 것같으면서 진통 주기가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했다. 

의사선생님한테 바로 얘기하고 체크하니 

 

"엇, 벌써 4-5cm 열렸는데?"

 

으잉!! 두둥.. 나는 사실 통증이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 4-5센치 열릴 때까지 거의 생으로 버티고 있던 것이었다. 

긴급하게 남편을 부르고 .. 바로 시작된 진고통.. 몇분 간격으로 계속되는 진통에 바로 무통주사 결정. 

무통주사 맞을 때 거의 6cm 까지 열렸다.

 

확실히 무통주사의 효과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고통이 8단계 -> 1~2단계로 내려가는 기분?? 

이제서야 남편과 한숨돌리며 얘기를 나눌수 있었고 콩이를 만날 생각에 두근두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콩이를 몇시간뒤면 만날 수 있을까 기다리며 콩이의 심박수를 보고 있던 순간., 

140 안정적으로 뛰던 콩이가 정말 갑자기! 안잡히기 시작하는 콩이의 심박수 

남편이 급하게 간호사를 호출했다. 

간호사는 동그란 심박수 체크기를 배 여기저기를 갖다 대어도 심박수가 잡히지 않는다.

의사 선생님의 다급한 호출과 동시에 초음파 기계 등장.

초음파 기계로 잡힌 콩이의 심장이.... 거의 뛰지 않는다. 

 

헉!!!!!!!!

 

"긴급상황 발생이야, 얼른 수술준비해!" 

"무조건 수술방 밀어넣어, 빨리 엘레베이터 잡아!!" 

"빨리 소아과 선생 불러"

 

모든 일이 일이분 사이에 벌어졌다. 

내가 눕힌 베드를 밀면서 뛰어가며 긴급하게 수술동의서를 체크하는 의사와 간호사들.. 

눕자마자 나는 수술동의서 하나를 싸인하자마자 마취에 들어갔다. 

 

눈을 뜨자마자 아기는 괜찮은지... 물었다.

 

다행이었다.

우리 콩이는... 살았다.

눈물이 났다. 

19일 17시 15분. 2.68kg 

 

정말 다시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들.

우리 콩이를 못볼수도 있겠단 생각이 잠깐 스쳤었다..

10개월을 품었는데 마지막까지 나의 마음을 이렇게 ㅜ 졸이다니..

정말 출산마지막까지 정말 끝난게 끝난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대학병원 의료진의 긴급한 대응이 아니었으면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긴급하게 대응해주셨던 서울이대병원 의료진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10개월 전담 주치의 김경아 교수님. 

긴급하게 수술 집도해주신 이경아교수님

그리고 친절하게 체크하고 돌봐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모두들 너무 고마우신 생명의 은인들이다. 

 

그리고 . 

콩이야 ♡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마워 

 

 

누구에게도 쉬운 임신과 출산은 없겠지만, 누구보다도 쉽지 않았던 시간들이었던것같다.

 

p.s. 나중에 의사선생님의 소견으로는 자궁수축 시 태반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심박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 것 같다고 정말 위험하고 긴급한 순간이었다고.. 얘기를 들었다. 

 

 

p.s2. 나의 영광의 상처.

정말 긴급했던 순간이 느껴진다. 

 

보통 제왕절개는 가로로 찢지만, 거의 한뼘에 가깝게 찢긴 긴급한 수술의 흔적. 영광의 상처다. 

 

입원이야기는 다음 글 참고

[글적글적/일상] -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제왕절개 분만 4박5일 회복기 (feat. 입원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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