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재미있게 봤는데
그 중에서 주인공이 "모유냐 vs. 분유냐" 고민하던 장면이 있었다.
" 지금 당장 편하려고 분유를 준다 쳐요,
그럼, 애한테 무슨일이 생길때마다 느껴지는 죄책감은 어떻게 감당할꺼예요? "
"그런 죄책감, 자극시켜서 엄마 구속하는거 그게 진짜 구시대적이고 별로인거 아시죠?
분유 주면서 엄마도 행복하게 지내는게, 그게 왜 나쁜건데요? "
"그냥 분유줘, 모유주면 발목잡혀, 회사 나가야지"
"그래도 모유를 먹여야지, 그래야 건강하지"
주변사람들은 주인공에게 모유를 줘야한다, 모유를 줘야한다.
왈가불가 주인공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모유가 중요하다는건 나도 잘 알아요.
그렇지만 그만큼이나 여전히 나도 중요해.
분유를 준다고 소중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모유를 주는만큼은 아닌 것 같기도 해
이제 조금씩 늘어나는 모유를 포기해야할까
늘어봤자 너무 소박해서 간식밖에 안되는데
하지만 간식이라도 좋은걸 주는게 엄마인데...
그렇다고 간식때문에?!!"
모유와 분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현진(엄지원).
하지만 끝까지 선택하지 못한다.
"좋은 엄마를 포기할 용기도
나의 자유를 포기할 용기도
내겐 없었다.
나는 완벽한 엄마도,
완벽한 인간도 아닌
엄마와 사람 그 중간 어디쯤,
반인반모일 뿐이었다."
마침 한창 모유 직수를 연습하고 있던 때라
엄지원의 고민에 한창 공감하며 해당 장면을 보았었는데..
나는 모유량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혼유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모유가 간식이라면, 간식이라도 좋은걸 주고 싶은 그 마음..
특히, 직수로 엄마쭈쭈를 물리면 바로 잠들어버리는 콩콩이의 모습이 너무 천사같아 잠투정용 간식으로
하루 2~3번 정도 꾸준히 물렸었다.
그런데, 50일이 지난 지금 다른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혼유냐 완분냐 그것이 문제로다 ! "
꼭 모유수유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이미 알고 있다.
하루 두번 물리는 것 조차도 끊으려고 하니 .. 막상 포기가 잘 안되었다.
면역력도 그렇지만, 그 가슴에 물리는 그 천사같은 모습이 너무나 예뻐보였다.
되도록이면 끝까지 잠투정용으로 계속 물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50일 쯔음부터 콩콩이가 잘 먹던 분유를 조금씩 남기기 시작햇다.
혼합수유중이면 아기가 모유와 분유를 헷갈려하다가 결국 하나를 거부할 수 있다는데...
그때쯤부터 결국 분유로 가야한다는 걸, 모유를 포기해야한다는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직수를 주지 않자 머리를 가슴으로 파고들며 자지러지게 우는 모습을 매일 보면서..
나는 결국 아이한테 졌고, 매일 2~3번씩 모유를 물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직수를 물리면 천국간 표정을 짓는 콩콩이의 모습을 보며 계속 이렇게 하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하루만.. 하루만... 더..
그런데 점점 분유 남기는 횟수가 잦아지고
마침 친정으로 오게되니 엄마가 "뗄거면 단호하게 떼라"는 조언과 함께
완전분유를 선택하게 되었다.
모유를 끊으니 이젠 먹고 싶은 커피도, 와인도 실컷 먹을 수 있는데..
내 마음은 신이 나야하는데
아기를 안았는데 가슴쪽으로 얼굴을 마구 비비는 모습을 보면 미안하고,
잠든 아기얼굴을 보면 안쓰러워 쓰다듬고 껴안고..
이런게 엄마 마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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